칠리저장소/say CHS

1000days

ilove72 2023. 10. 23. 02:51

2021년 1월 27일.

내 눈에 들어오고 뇌리에 박히고 마음이 움직인 날은 아마 그보다 더 이전일 것이다.

틀어 놓은 엠넷 방송에서 우연히 재생 중인 뮤비를 보고 마술사 차림으로 랩을 하던 남자애가 인상깊었다.

익숙한 가수들을 닮은 듯 아닌 듯 계속 눈길이 따라갔고 궁금했고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 시간을 썼다.

찾아보니 가끔 하던 게임에서 봤던 아이돌이었고 노래가 좋아서 검색까지 했던 낯익은 이름이었다.

하지만 소속사에 크게 데여 굳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아이돌 멤버였다. 

저 날짜는 내 유튜브 좋아요 기록에 처음 그 애 직캠 영상이 찍힌 날이었다.

 

21년 6월에 쓴 글에 같은 내용을 주절주절 남겼었다. 벌써 천 일이라니 그때 상상이나 했을까.

좋아한 지 2년이 넘었을 때 나는 과거 내 아이돌 덕질의 유통기한을 생각했다.

3년을 넘긴 적이 없었다.

트레저가 마지막 아이돌이라는 걸 알면서도 소속사를 보니 3년을 넘길 수 있을까 회의감이 종종 들었다.

천 일을 좋아하면서 현석이에게 실망한 적도 꽤 있었고 덕질 환경도 척박했고 새로운 고난의 덕질이었다.

그럼에도 단 한 번도 얘에 대한 애정이 식었다는 느낌이 없다. 실망할 때도 좋아서 짜증났으니까.

처음 내가 좋아했던 현석이의 (겉)모습은 이제 찾아보기 힘들지만, 지금의 현석이도 너무 좋아한다.

 

3년을 넘길 수 있을까? 모르겠다. 연예계는 무슨 일이 불시에 터질지 모르는 곳이니까. 

시작부터 바란 것은 하나였다. 주위에 당당하게 트레저와 최현석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.

과거 덕질처럼 좋아했던 기억을 부끄럽게 하지 말아주면 좋겠다고.

지금도 바람은 그거 하나 뿐이다. 

'칠리저장소 > say CHS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화났다  (0) 2023.11.02
지금 보니까 헬로콘 후기가 없네  (0) 2023.10.31
보나보나  (0) 2023.07.29
리부트 전곡 (한번 듣고) 감상  (0) 2023.07.29
2023년에도  (0) 2023.01.01